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연례 대의회 국정연설을 통해 자국의 현대화된 군사력을 과시하면서 미국에 강한 경고를 보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로 생중계된 국정연설에서 미국이 지난 1972년 옛 소련과 체결했던 '탄도요격미사일제한조약'(Anti-Ballistic Missile Treaty/ ABM 조약)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자국과 외국에 미사일 방어(MD)시스템을 구축한 데 대한 대응으로 첨단 전략무기들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자국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는 물론 동유럽의 루마니아와 폴란드에 MD 시스템을 배치하고, 일본과 한국으로도 시스템을 확장하려 계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은 그러면서 약 2시간에 걸친 연설에서 45분가량을 러시아가 새로 개발한 차세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맛'(RS-28)을 비롯한 각종 전략무기들을 설명하는데 할애했다.


연단 뒤에 설치한 대형 스크린에 신형 무기의 외양과 비행, 타격 장면 등을 보여주는 동영상과 사진을 띄우며 첨단 무기들의 위용을 자랑했다.


푸틴은 "러시아는 오랫동안 우리의 핵억지력을 잠식할 우려가 있는 MD 시스템 구축을 중단할 것을 미국에 경고했지만 아무도 우리말을 듣지 않았다"면서 "이제는 들어라"고 단호한 표정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참석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푸틴은 러시아 동맹국들에 대한 핵 공격을 러시아 자체에 대한 핵 공격으로 간주해 즉각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 생활 수준을 높이고 보건·인프라 분야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등의 약속으로 시작한 국정연설의 후반부를 장식한 핵전력 과시는 이날 푸틴 연설의 가장 드라마틱한 부분이었다.


오는 18일 대선을 통해 6년 임기의 4기 집권을 노리는 푸틴에게 이번 국정연설은 선거 유세와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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