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호 '레이와'로 변경하면서의 경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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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서기 645년 다이카 개신으로 처음 '다이카(大化)'라는 연호를 채택한 이래 오늘날까지 연호를 사용한다. 새 일왕(덴노)가 즉위할 때, 나라에 자연재해가 계속될 때 개원하는 관례가 있었다.


그 외에도 일본에서는 신유(辛酉)년과 갑자(甲子)년에도 개원하는 관례가 있었는데 이를 혁명감문(革命勘文)이라고 불렀으며 두 해가 역학적으로 큰 변화의 때라 '역성혁명의 변화'가 불까봐 미리 연호를 바꾸어 차단하겠다는 주술적인 의도 때문이기도 하였으며 이를 각각 신유혁명, 갑자혁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메이지 유신 이전에는 일왕은 교토에 거주했다, 교토 거리 모습


이러한 관습들은 메이지 유신 이후 일세일원제가 확립되어 사라졌다. 유신 이후로 일본은 군주가 사망하면 즉일개원(即日改元)한다. 선왕이 죽은 뒤 새 연호에 관한 포고령을 내려, 포고령을 내린 그날부터 새 연호를 사용함을 가리킨다. 포고령이 발표되는 날은 선왕이 죽은 날, 혹은 그 다음 날이다. 그러나 나루히토 왕세자가 5월 1일 즉위하면서 이 관습은 바뀌게 되었다.


원칙적으로는 안 되지만 편의상 구 연호의 마지막 해와 새 연호의 원년을 서로 혼용하여 사용하곤 하며 즉 헤이세이 1년(원년)을 쇼와 64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연호를 일본에서는 겐고(元号, 원호)라고 부르지만, (서력기원의 일본식 줄임말인) 세이레키(西暦)에 대응하여 와레키(和暦, 화력)라고 부르기도 한다. 



# 일본 정부는 새로운 일본 연호를 '레이와(令和)로 결정했다


나루히토(德仁ㆍ59)왕세자가 새 일왕(일본에선 덴노)으로 즉위하는 5월1일부터 사용될 일본의 연호(年號)가 '레이와(令和)'로 결정됐으며 나루히토 일왕이 즉위하는 5월1일부터 사용한다.


일본 정부는 1일 오전 임시 각의(우리의 국무회의)를 열고 현재의 연호 헤이세이(平成ㆍ1989년 1월~2019년 4월 30일)의 뒤를 이을 새 연호로 '레이와'를 채택했다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발표하였다.  


 

 

일본의 새로운 연호 '레이와'를 발표하는 모습


새 연호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집 '만요슈(萬葉集)' 의 내용에서 따왔다. 중국 고전이 아닌 일본 고전에서 연호를 따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내에서 새 연호는 세간의 관심사였으며 일본의 언론들은 이른 아침부터 연호 결정 과정을 생중계했고, 일본 국민들은 새로운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했다. 지난달 31일까지 일본 정부는 일본문학과 한문학, 일본사학자, 동양사학자 등으로부터 추천받은 새 연호 후보를 5개 안팎으로 추렸다.   


 

 

곧 즉위할 나루히토 왕세자 부부와 가족 모습


나루히토 왕세자(좌)와 아키히토 일왕(우)


1일 오전 9시쯤부터는 학계ㆍ언론계ㆍ재계ㆍ여성계 등을 대표하는 인사들 9명으로 구성된 ‘원호에 관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의견을 청취했으며 이후 중ㆍ참의원 정ㆍ부의장에게서 의견을 들은 뒤 각료회의에서의 협의를 거쳐 임시 각의에서 새 연호를 채택했다. 


일왕의 정치개입을 금지한 헌법에 따라 이처럼 연호는 일왕이 아닌 정부가 결정한다. 보수층에서는 "'1세 1연호'원칙에 따라 새연호는 새 일왕 즉위 이후에 발표하는 게 맞다"는 주장도 있었다.  아베 신조 총리 등 일본 정부는 "갑작스러운 연호 변경은 국민 생활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새 일왕 즉위 한달 전 발표를 결정했다. 



# 컴퓨터 도입 이후 첫 연호 변경으로 인한 혼란 가중 예상


일본 금융계가 일왕 퇴위 기념 '10일 연휴'를 앞두고 혼란을 막기 위해 준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컴퓨터 시스템이 갖춰진 후 처음으로 연호(연도 앞에 붙는 왕의 칭호)가 바뀌는 것에 금융사들은 긴장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일본 금융규제 당국이 아키히토 일왕 퇴위를 기념해 갖는 열흘 연휴가 국내외 시장 혼란 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은행 등에 주의를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다음 달 27일부터 5월 6일까지 10일간 '골든 위크' 연휴를 맞는다. 헌법기념일, 어린이날 등 법정 공휴일이 몰려 있는 데다, 4월 30일 아키히토 일왕 퇴위식과 5월 1일 나루히토 황태자의 일왕 즉위식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이 기간 정부 기관을 포함해 대부분의 개인사업장은 문을 닫고, 도쿄증권거래소도 휴장한다. 


 

 

일본 증권거래소 TOPIX


전례 없이 긴 휴일에 일본 금융계는 비상이다. 특히 새 왕이 즉위하며 연호가 바뀌기 때문에 긴장하고 있으며 새 일왕이 즉위하는 5월 1일부터 헤이세이 시대는 30년 만에 막을 내리고 새로운 연호가 등장하게 된다.


현 일왕이 즉위한 1989년은 컴퓨터 시스템이 막 자리잡던 시기여서 대부분의 컴퓨터 시스템에는 헤이세이 연호가 등록돼 있다. 따라서 이를 다시 프로그래밍하는 데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일부에선 1999년에서 2000년으로 넘어갈 때 큰 우려를 낳은 '밀레니엄 버그' 같은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한다. 새 연호가 다음달 1일에야 공개돼 준비할 시간은 상대적으로 짧다. 


 

 

일본 은행과 각종 금융기관이 밀집해있는 니혼바시혼고쿠정 모습, 연호 변경에 준비중이다


대중들의 불편도 예상된다고 한다. 연휴 기간 같은 은행 내 계좌이체는 가능할 수 있지만, 은행 간 결제 및 국채 거래 결제 시스템은 문을 닫기 때문이다. 타행이체를 할 경우 연휴 이후에 실제 자금이 이동된다.


전문 투자자들은 열흘 동안 세계 금융시장의 변화로 인한 환율 급변동을 우려한다. 고토 유지로 노무라증권 외환전략가는 "엔화 약세를 고려할 때 '플래시 크래시'(순간 폭락)의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시장은 신년 연휴로 휴장한 지난 1월 3일 애플 실적 경고 여파로 인해 달러-엔 환율이 108엔대에서 104엔대로 수직 하락(엔화 가치 급등)한 적이 있다.


일본 금융계가 밀집되어있는 마루노우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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